편집실 안내 — 《영가회보》 8-5호(2023년 1월 15일 발행) 11면 〈안동의 맛〉 다섯 번째 회를 지면 그대로 옮겼습니다. 이전 판에서 음식을 '안동찜닭'으로 잘못 적었던 것을 지면대로 안동식혜로 바로잡았습니다(찜닭은 8-3호 〈3〉). 끝에 적힌 판매처·식당 전화번호는 싣지 않았습니다.
안동에는 맛이 있다. 간고등어, 안동국시, 식혜, 헛제사밥 등등. 안동사람이면 다 아는 특별한 음식이다. 뒤꼍 추녀밑에 겨우내 달아놓은 시래기로 만든 구수한 된장국, 달콤한 무 말랭이로 만든 곤짠지... 어머니의 손맛. 그 맛을 찾아가본다.
안동식혜
풍습에 따라 안동에서는 설날부터 정월대보름까지 주위 어른분들께 새해 인사를 다니는 기간이다. 그럴때면 어느 집 할 것 없이 손님 접대 주안상에 내놓는 음식이 안동식혜와 쌀과자(오꼬시)였다. 집집마다 엿기름(엿질금)·고춧가루·생강·무채·고명 등의 내용물과 함께 발효기간에 따라 맛을 달리했다.
음력 섣달이 되면 설에 쓸 안동식혜를 준비하고 익혀서 항아리에 담아 마루에 둔다. 어린 나이에 살얼음이 동동 떠있는 그 맛이 좋아 몰래 가끔씩 떠서 먹을 때면 자친(慈親)은 너무 많이 먹으면 손님접대 할게 없다며 항아리 단속을 하셨다.
우리 고향에서는 식혜하면 안동식혜로 알고, 요즘 말로 맑은 식혜는 감주로 불렀다. 나이 들어 서울서 생활하며 안동식혜 맛보기가 쉽지 않았고, 가끔 안동을 들렀을 때 식혜를 구해다가 이웃에 맛보기도 했지만 호응이 그다지 좋지 않아 냉장고에 두고 거의 혼자 먹었었다.
쌀을 삭혀서 맛을 내는 기호식품으로는 대표적으로 식혜(食醯)와 식해(食醢)가 있다. 식혜는 쌀밥에 엿기름을 우린 물을 부어 삭힌 것에 생강과 설탕을 넣고 끓여 삭힌 다음에 건져 둔 밥알을 띄운 음료로, 우리가 아는 감주와 안동식혜가 있다. 식해는 한자사전에 '생선 젓'으로 나오는데 동물성 재료를 발효시켜 먹는 일종의 젓갈의 한 종류이다. 가자미·명태·오징어 등의 생선에 소금과 밥 또는 조 등의 전분을 함께 섞어 절인 다음 발효시킨 식품이다.
유사한 것으로 단술은 쌀로 밥을 되직하게 지어 누룩을 부어 삭힌 음식으로 전통 한국 술로 분류하기도 하지만 발효가 완전하지 않기 때문에 알코올 성분은 매우 낮다. 따라서 단술과 감주는 같은 의미이나 알코올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있다. 제주도 일대 및 전북 전주 등지에서 많이 만들어 먹고 유통되는 모주는 막걸리 앙금이나 술지게미에 생강·계피·배·대추 등을 넣고 달인 술로 알코올 도수가 거의 없는 '약술'이다.
전통적인 안동식혜는 찹쌀 고두밥에다 곱게 간 고춧가루와 무채·밤채·생강채 등을 넣고 고루 섞은 다음 엿기름물을 따라 붓고 따뜻한 곳에서 발효시켜 만든다. 단맛과 매운맛이 조화를 이루어 약간 걸쭉하고 톡 쏘는 듯한 독특한 맛이다. 어릴적 전통적인 식혜에 길들여진 안동인이라면 그 맛을 잊지 못하지만, 젊은층에서는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요즘 안동지방 시중에서 유통되는 식혜는 신세대층의 입맛에 맞추다 보니 너무 달고 시원한 맛보다는 자극적이어서 수요가 늘지 않고 있지 않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 전통 식혜 대중적인 판매처 : 안동 버버리찰떡, 촌동네 안동식혜, 삼이네 전통안동식혜
- 식혜를 후식·디저트 음식으로 나오는 식당(개인적으로 더 전통적인 맛이라고 생각) : 골뱅이식당, 일직식당, 헛제사밥집 등
— 이유대 / 영가회 사무총장
함께 보기
- 안동의 맛 〈1〉 안동국시 (8-1호)
- 안동의 맛 〈2〉 안동 간고등어 (8-2호)
- 안동의 맛 〈3〉 안동찜닭 (8-3호)
- 안동의 맛 〈4〉 안동문어 (8-4호)
출처: 《영가회보》 8-5호 (2023년 겨울호) 11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