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실 안내 — 《영가회보》 8-6호(2023년 4월 15일 발행) 8면 〈영가칼럼〉을 지면 그대로 옮겼습니다. 이전 판에서 필자를 '진세준'으로 잘못 적었던 것을 지면대로 권세준으로 바로잡았습니다.

– 지금은 갈등할 때가 아니라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다 –

권세준 권세준 — 한국정책방송 사장

예천과 안동이 행정구역 통합과 관련하여 서로 다른 해법을 제시하여 갈등을 일으키고 있지만, 두 도시는 갈등할 때가 아니라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할 때다. 예천과 안동이 합심하여 경북도청을 공동으로 유치하고 3만여 주민이 거주하는 새로운 형태의 신도시가 형성된 지도 어느덧 7~8년이 되었다. 경북도청사와 관공서 건물은 안동지역에 배치하고 주거지는 예천지역으로 결정하여 지금의 도청 신도시가 조성된 것이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이곳 신도시 주민들은 도로 하나를 경계로 두고 안동과 예천에서 제공하는 행정서비스의 정도의 차이로 인하여 불편을 겪고 있다. 이러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하여 지난해 6월 지방선거가 끝남과 동시에 예천군수와 안동시장을 비롯한 관계 공무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신도시 주민들의 불편 사항들을 최우선 해결과제로 설정하고 함께 논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작금에 예천과 안동 간에 전개되고 있는 갈등의 양상들을 보면 경북도청을 유치한 두 지역이 합심하여 산적한 현안들을 함께 노력하여 해결하기에도 부족한 시기에 행정구역 통합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어 이를 지켜보는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지금 예천과 안동은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지혜와 용기를 발휘해야 할 때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결혼과 같이 진정으로 하나가 되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 생각하며 신중하게 대한다. 그래서 결혼을 인륜지대사라 하는지 모른다. 이는 당사자들만의 결합을 넘어 두 집안이 통합되는 의미로서의 혼인을 통혼이라 하기도 한다. 따라서 혼인이 이루어지는 과정에는 합당한 절차와 순서가 있다는 것을 뜻한다. 어느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거나 자신들의 방식만을 고집하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두 집안에서 원만하게 합의한 방식과 절차를 통하여 결혼이라는 대사를 치르는 것이다.

밀어붙이듯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 또한 옳지 않아

이러한 관점에서 경북도청을 예천과 안동이 합심하여 공동으로 유치한 두 지역이 행정구역 통합 문제로 심각하게 갈등을 겪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선거 당시 공약으로 제시한 사안을 특별한 이유 없이 추진하지 않는다는 것도 문제이지만 통합의 대상 지역에서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 밀어붙이듯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 또한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러한 지역 간의 갈등 양상이 오래 지속된다면 자칫 출향인들에까지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지난해 여름 예천의 세미 곤충엑스포 행사에 안동향우회와 예천군민회가 함께하는 등 오랜 기간 우의를 돈독히 한 관계조차 서먹서먹해지는 것은 아닐까 염려를 하게 된다.

이제는 봄이다. 완연한 새봄이 돌아왔다. 겨울의 모진 풍파를 모두 이겨내고 꽃이 피고 풋 푸른 연둣빛 고운 잎새 고개 내미는 희망의 새봄이 찾아왔다. 3년여 동안 입 막고 살았던 코로나19도 물러가고, 일상의 모든 것들이 다시 시작되는 희망과 생명의 새봄을 맞이했다. 이러한 자연의 순리처럼 새봄을 맞이하여 안동과 예천 두 행정기관과 주민들은 지금까지 행정구역 통합과 관련한 일련의 모든 행위와 계획을 이유 불문하고 취소하여 갈등 요소들을 해소했으면 한다. 특히 안동시는 결자해지하는 차원에서 행정구역 통합 추진과 관련한 모든 일정의 철회를 적극적으로 검토하여 실천에 옮겨야 한다. 그리고 예천군 또한 안동시의 이러한 노력의 진정성을 받아들이고 지금까지 대응한 일련의 조직적 움직임을 정리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도청을 공동으로 유치한 마음으로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안들을 중심으로 안동과 예천이 합심하여 공동으로 대처할 것을 기대한다.

이에 필자는 고향을 사랑하는 충정의 마음으로 안동시와 예천군을 비롯한 시·군의회에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사항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

통합 문제는 시·군민들의 자발적인 요구로 거론돼야 할 것

첫째, 두 지역의 행정기관과 의회가 합심하여 예천·안동 간 행정구역 통합 문제는 지역 시·군민들의 자발적인 요구인 경우를 제외하고 행정기관장이 주도하거나 거론하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지금까지 거론되고 도출된 일체의 모든 안들에 대한 논의를 즉각 중지하고 폐기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의지 표명을 위해 두 행정기관과 의회가 공동의 합의문을 발표함과 동시에 신도시 지역주민들의 불편을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의지도 함께 표명해야 할 것이다. 다만 양 지역주민들이 원하는 경우에 한하여 별도의 민관 인사들로 구성된 행정구역통합추진위원단을 구성하여 논의할 필요는 있을 것이다. 이 경우에도 양 행정기관을 비롯한 시군의회와 합의하여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차원에서 원만하게 추진해야 한다.

둘째, 예천과 안동의 지역구를 현재와 같이 통합 선거구를 유지하는데 두 지역의 역량을 최대한 결집해야 한다.

2024년 4월에 치러지는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군위군이 대구시로 편입이 확정됨에 따라 경북지역 국회의원 선거구 조정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현재 언론에 거론되고 있는 지역은 예천군과 울진군으로 이 중 한 지역을 편입하는 방안으로 보도되고 있다. 지리적 여건과 동일 경제·생활권역 및 역사·문화적 동질성은 물론 경북도청을 공동 유치함에 따라 도청 소재지 도시로서 안동과 예천을 경북의 신성장 중심 도시로 발전시켜야 하는 공동의 책무를 가지고 있다. 만일 예천군이 분리된다면 도청 신도시 주민들의 불편은 물론 이러한 발전적인 도시 형성을 위한 동력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새로운 갈등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국회의원 선거구는 예천군보다는 울진군이 편입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는 점을 부각하여 예천과 안동 두 지역이 합심하여 국회를 비롯한 선거관리위원회에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

신도시 중심 10만 자급자족도시로 육성 발전에 힘 모아야

셋째, 신도시를 중심으로 10만 자급자족도시로 육성 발전을 위해 예천과 안동은 공공기관의 이전 요구와 유망기업 유치를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최근 지역구 국회의원이 대표 발의한 '지방소멸 대응을 위한 특별법안'이 시행됨을 계기로 공공기관과 유망기업의 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인구 유입 등을 계기로 10만이 정주하며 자급자족하는 명품도시로 육성 발전시키기 위해 예천과 안동은 역량을 합쳐 상생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중차대한 일들이 산적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갈등을 유발하고 반목하며 아까운 시간을 허비해야 하는지 답답할 뿐이다. 지금은 우리 모두의 지혜와 역량을 모으고 함께할 필요가 있는 시점임을 지역의 원로들을 비롯한 주민들 또한 잘 알고 있을 것이라 짐작한다. 모름지기 도모하는 일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일의 순서와 절차와 형식과 내용이 그에 적합하고 합당해야 한다.

따라서 예천과 안동은 힘을 합쳐 공동으로 유치한 경북도청 소재 신도시를 비롯한 이 두 지역을 통일신라시대의 경주에 버금가는 신성장 도시로 육성 발전시켜 우리나라와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명품도시로 만들어야 할 공동의 책무가 있음을 결단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지금 예천과 안동은 국지적이고 소모적인 행정구역 통합에 함몰되어 그 갈등으로 인해 경북도청을 유치한 지역으로서의 역량을 약화할 때가 아니다. 예천과 안동은 작금의 어려운 상황들을 함께 해결하고 힘을 합쳐 상생 발전할 수 있는 유연한 지혜와 용기가 발휘되기를 기대한다.

— 권세준 / 한국정책방송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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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영가회보》 8-6호 (2023년 봄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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