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실 안내 — 《영가회보》 8-4호(2022년 10월 15일 발행) 11면 기고를 지면 그대로 옮겼습니다. 이전 판에서 필자를 '곽지원'으로 잘못 적었던 것을 지면대로 권세준으로 바로잡았습니다.
재경 예천군민회 용문면민회장 권세준
여름날의 폭염과 태풍의 회오리도 매미소리도 사라진 선선한 가을바람은 개권일락(開卷一樂)의 즐거움을 가지라 유혹하고, 오곡백과가 익어가는 풍성한 고향의 마음은 지족상락(知足常樂)의 만족함을 알라고 재촉하는 결실의 계절이다.
지난 3년에 걸친 코로나19 펜데믹은 우리의 모든 삶의 방식들을 위축시키고 변화하게 했다.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조차 무너진 시간들이 우리를 우울하게 하던 중 재경 예천군민회에서 재경 안동향우회 임원 30여명을 초청하여 6년 만에 열린 'SEMI 곤충엑스포 2022 예천곤충축제' 행사장을 함께 방문하게 되었다.
유난히도 뜨겁게 작열하던 8월7일 오전 7시 잠실운동장 도로변에는 8대의 관광버스가 줄을 지었고, 참으로 오랜만에 고향을 방문하는 340여명의 예천 출향인들의 마음은 출발 예정시간보다 일찍 잠실운동장 주변을 가득 메웠다. 1호 버스에는 안동향우회 임원들과 예천군민회 임원들이 함께 동승하여 정의를 돈독히 했으며, 읍면민회별로 버스를 나눠 타고 고향으로 향했다. 도로사정이 여의치 않아 예정시간 보다 지체하였음에도 함께한 고향 사람들과 즐거운 이야기꽃을 피우느라 시간가는 줄 모른 채 곤충생태원에 도착하였다. 곤충생태원은 유리 온실에서 살아있는 장수풍뎅이와 사슴벌레를 가까이에서 자유롭게 만지고 체험할 수 있었으며, 1만 마리 딱정벌레목 곤충을 방사하고 번데기와 애벌레 성장 과정도 전시하고 있어서 참으로 오랜만에 동심과 향심에 흠뻑 젖을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예천읍 시가지에는 곤충의 생태와 역사에서 산업까지 모든 것이 망라되어 전시되어 있었으며, 곤충식품 페스티벌과 곤충산업 발전을 위한 곤충식품산업 활성화 방안을 비롯한 국내외 곤충산업 동향 파악, 농가 소득 증대를 위한 새로운 방향 등의 정보를 교류하고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곤충산업 발전 심포지엄'도 개최되는 등 곤충 식품의 중요성과 대중화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유익한 자리도 마련되었다. 점심식사 이후 예천 한천체육공원에서 개최된 행사에는 김형동 국회의원과 김학동 예천군수를 비롯해 도의원과 군의장, 군의원, 각 실·과 실장 및 과장, 12개 읍·면장과 지역민들이 고향을 방문한 예천군민회원들과 안동향우회 임원들을 환영하고 화합과 친목을 다지는 아주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이후 필자는 김영식 안동향우회장과 문상부 영가회장을 비롯한 10여 명의 임원들과 함께 예천시가지를 둘러보고 예천상설시장에서 고향사람 상품권을 활용하여 예천의 우수한 농·특산물을 구매할 수 있도록 안내하였다. 340여명을 태운 버스는 예천양조장을 견학하고 용궁에서 순대국에 반주를 곁들인 이른 저녁을 먹는 등 안동향우회 임원들과 함께 정을 나눴던 'SEMI 곤충엑스포, 2022 예천곤충축제'의 추억이 어느새 아련하게 다가온다.
예천과 안동, 안동과 예천은 가깝고도 멀고, 멀고도 가까운 곳이었으나 근래에는 경북도청을 공동으로 유치하였다. 또 국회의원 지역구도 함께하는 등 예천과 안동의 유대 관계가 그 어느 때 보다 긴밀하고 밀접한 사이가 된 듯하다. 예로부터 안동과 예천을 비롯한 영주·봉화·의성 등의 경북지역은 혼인을 통하여 왕래가 잦았다. 지역과 골짜기 마다 문호를 차리고 살아가는 집성촌은 거의 대부분 혼반과 서원을 중심으로 한 학맥을 통하여 돈독한 관계를 이어왔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우리의 선인들은 자신들이 살아가는 시대적 상황에 맞는 경북정신을 함축하여 정리하고 표방해왔다. 삼국시대에는 화랑정신을 고려시대에는 호국불교 정신을 그리고 조선시대에는 선비정신을 정립하고 이어왔다. 나라가 위태로울 때에는 의병으로 국권이 침탈되었을 때는 국권회복과 독립운동에 가장 앞장섰던 고장이기도 하다. 이러한 후예인 우리는 '후대에게 무엇을 남기고 어떻게 떠날 것인가?' 라는 물음에 대한 실마리를 현명하고 지혜롭게 풀어내어 공동의 시대정신을 정립해내야 하는 것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주어진 사명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예천·안동향우회의 동행은 뜻깊은 첫걸음이라 여겨진다.
— 권세준 / 재경 예천군민회 용문면민회장
권세준 회장(덕성여대 평생대학원 주임교수)은 10월1일 한국정책방송(KPBS)대표로 선임됐다.
함께 보기
출처: 《영가회보》 8-4호 (2022년 가을호) 11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