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실 안내 — 《영가회보》 8-3호(2022년 7월 15일 발행) 9면 〈영가칼럼〉을 지면 그대로 옮겼습니다. 이전 판에서 필자를 '황선석'으로 잘못 적었던 것을 지면대로 황현탁으로 바로잡았습니다.

황현탁 황현탁 — 전) 주일한국대사관 공사

수도권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이 인구감소로 활력을 잃어가고 있으며, 수년 안에 소멸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지방 곳곳에서 들린다. 경북도청이 이전하였음에도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안동 역시 예외는 아니다.

고향을 떠나 타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느끼는 애향심에 호소하여 침체된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어보자는 판단에서 고향에 '기부금'을 납부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였다. 바로 2021년 10월에 제정된 '고향사랑기부금에 관한 법률'이다. 2023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이 법에 따르면, 개인은 연간 500만원 한도 내에서 고향에 기부금을 낼 수 있으며, 기부금을 받은 지방자치단체는 납부한 금액의 일정범위(대통령령으로 정함. 예 30%) 이내에서 고향특산품이나 자치단체 내에서만 통용되는 상품권을 답례품으로 제공할 수 있다.

이 제도는 일본에서 2008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고향납세제도'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재난 상황 발생 등과 같이 고향이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큰 호응을 얻어 지방자치단체의 세수를 증대시키는 데 상당한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한다.

나는 대학시절부터 고향 안동을 떠나 살았으므로 올해가 객지생활 50년째다. 아버님이 작고하신 이후로 제사나 명절도 장남인 내 집에서 모셨으므로 고향엔 벌초나 성묘·시제 때를 제외하곤 자주 다니러 가지 못했다. 형제들 역시 고향을 떠나 정착하여, 고향집은 있지만 30년간 빈 집으로 남아 있다. 집성촌이어서 앞집 일가가 우리 집을 샤워장, 농기계 주차장, 텃밭 등으로 사용하고 있어 그나마 폐가(廢家)상태는 면하고 있다.

어머니 주민등록이 내 집으로 이전되어 있을 때, 세무서에서 '1세대2주택'이라고 연락이 와 확인하니 바로 고향집 때문이었다. 언제부터 다주택자 세금중과가 시행되었는지 알지 못하나, 그 당시 아마 공시가격이 1000만원도 안될 때였던 것 같다.

더 큰 문제는 그런 주택을 상속이라도 받으면, 무주택자가 아니어서 주택청약에서 불리하므로 등기이전하는 것도 문제다. 다주택자 중과제도와 주택소유로 인정하는 청약제도는 시골주택의 폐가화를 촉진시킬 뿐이다.

시골집이다 보니 샤워시설, 화장실, 냉난방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아 아이들과 같이 가고 싶어도 업무를 낼 수가 없다. 아버지 생존 당시에도 아이들이 재래식 화장실인 '통시'에 갈 수 없어, 자꾸 돌아가자고 하여 달래느라 애를 먹은 기억이 있다.

고향에 기부금을 내고 답례품을 받는 것은 단기처방, 일회성 대책에 불과하다. 1년에 며칠이라도 고향에서 '지낼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한다면 은퇴자의 경우에는 고향을 왕래하면서 이중생활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들 중 일부는 도시 집을 세주고 그곳으로 주민등록을 이전하여 거주할 수도 있다. 그렇지 않더라도 오면 가면 먹고 구매하는 것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비수도권 면단위 이하의 일정가액, 예를 들어 공시가격 1억원 미만의 주택의 경우에는 주택계산에서 합산하지 않는다면, 개축하여 그곳에서 짧은 기간이라도 생활할 것이다.

또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여 시골생활에 대한 추억거리를 만들어 줄 수도 있다. 그들은 도시의 병원에서 태어나 고향이 없지만, 부모의 고향을 자신의 고향으로 여길 수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부동산 세제를 개편한다고 하였으니, 차제에 비수도권 면단위 이하 주택의 경우 일정가액 이하는 다주택중과 기준에서 제외하였으면 좋겠다.

물론 주택청약제도도 함께 개선하여야 한다. 부모가 살던 집을 상속받으면 후손들은 당연히 고향집을 관리할 것이다. 고향도 자주 찾아야 애향심이 생기는 것이지 폐가가 되다 시피한 고향을 어느 누가 찾고 돌볼 것인가. 내 고향은 안동시 풍천면 인금리다.

— 황현탁 / 전 주일한국대사관 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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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영가회보》 8-3호 (2022년 여름호)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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