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실 안내 — 《영가회보》 8-5호(2023년 1월 15일 발행) 11면 박스 두 편을 지면 순서대로 옮겼습니다.
토끼해를 맞으며 — 토끼는 우리 생활과 정서에서 친근한 동물
영리한 토끼. 작자미상 '토끼와호랑이'
2023년은 계묘년(癸卯年)이고, 계묘년은 육십간지의 40번째이다. 명리(命理)를 연구하는 학자들에 따르면 계(癸)가 흑이어서 계묘년은 '검은 토끼의 해' 라고 한다. 토끼는 온순한 포유류로서 초식성이고 긴 귀가 특징이며 번식력이 매우 강하다. 암컷은 태어난 지 710개월이면 새끼를 낳을 수 있는데, 새끼를 밴 지 31일이면 48마리를 낳는다.
달나라에서 옥토끼가 방아를 찧고 있다고 할 만큼 토끼는 우리 생활과 정서에서 매우 친근한 동물이다. 1960~1970년대에 농촌에서 성장하거나 거주한 사람 중에는 앙고라토끼를 사육해본 이가 적지 않을 것이다. 앙고라토끼의 긴 털은 고급 직물의 원료가 되었기 때문에 농가부업으로 사육이 권장되었다.
어렸을 때 가장 먼저 배우는 노래 중에 토끼가 주인공인 동요도 있다. 일제강점기인 1928년 경남 창녕 이방초등학교 이일래 선생이 작사·작곡한 동요 '산토끼'가 그것으로, 이방초등학교 뒤편에는 토끼노래동산이 조성되었다. 이 동산에는 선생의 동상 및 산토끼노래비 등이 세워져, 어린이들이 일제의 통치에서 벗어나 산토끼처럼 자유롭기를 염원했던 뜻을 되새겨 준다.
토끼는 2000년에 접어들며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아우르는 사고(思考)의 확장을 도모하며 국민을 즐겁게 하기도 했다. 웹애니메이션 '마시마로의 숲 이야기' 주인공인 엽기토끼 '마시마로'가 전국을 강타했던 것이다. '마시마로'는 귀여우면서도 엉뚱한 모습과 행위로 애니메이션과 캐릭터 산업의 발전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안동알기 — 안동의 봉제사접빈객(奉祭祀接賓客)
안동 유가(儒家)에서는 조상의 제사를 받들고 손님을 대접하는 '봉제사접빈객'(奉祭祀接賓客)을 중요한 과업으로 여겼다. 종가(宗家)나 반가(班家)의 전통을 잇는 집에서는 요즘에도 여전히 봉제사접빈객이 으뜸되는 실천 덕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제사는 조상을 사후 봉양하는 의미의 의례로서, 조상의 존재를 기억하고 추모하기 위해 음식을 접대한다는 의식이다. 종가에서는 일반적으로 사대봉사(四代奉祀)를 기준으로 기제사(忌祭祀)·불천위(不遷位)·시제(時祭)·묘제(墓祭)·차례(茶禮) 등 1년에 열두 번 이상의 제사를 지냈다. 1577년 김진金璡(1500 ~ 1580)은 유서에 협소한 땅을 자녀들에게 분할상속하지 않고 봉사조를 설정하여 조상의 유업을 이어가도록 하였으나, 1581년 의성義城김씨金氏 문중에서는 제사를 책임지는 종가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봉사전(奉祀田)을 마련하였다. 1594년 류성룡柳成龍(1542~1607)의 모친 김씨의 허여문기(許與文記)에는 묘직노(墓直奴)가 없는 시부모의 제사를 받들기 위해 제전과 재사(齋舍)를 마련하여 제사가 계속될 수 있도록 했다는 기록이 있다. 불천위는 말 그대로 대(代)를 넘겨도 신주를 옮기지 않고 제사를 받들 수 있는 특별자격인 셈이다.
임금이 직접 내려주는 국불천위와 지역유림의 추대에 의해 유림불천위가 있다. 안동에서 불천위로 추대되는 인물은 50명이라고 한다. 아마 전국에서 유례없는 숫자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출처: 《영가회보》 8-5호 (2023년 겨울호) 11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