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신문화의 수도, 안동이 되자
영가칼럼 · 권원오 대구경북시도민회 상근부회장, 대한민국시도민회연합 상임부회장, 전 안동향우회장
편집실 안내 — 《영가회보》 8-2호(2022년 4월 15일 발행) 9면 〈영가칼럼〉을 지면 그대로 옮겼습니다. 이 글은 앞서 필자가 '권용오'로 잘못 실려 있던 것을 원문대로 바로잡았습니다.
권원오 사)대구경북시도민회 상근부회장, 사)대한민국시도민회연합 상임부회장, 전) 안동향우회장
잘 산다는 것은 경제적으로 풍요롭고 나만 잘 살면 되는 것이 아니다. 인간다운 삶, 질 높은 삶, 자유와 행복을 누리는 삶, 더불어 살아가는 삶이 되어야 할 것이다. 20세기에 유교는 서구의 물질문명에 직면하여 설자리가 위태로워졌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와서, 그동안 절대적인 것으로 여겨왔던 서구의 물질적 가치체계가 완전한 것이 아님을 인식하고, 그 대안을 동양적 가치, 특히 유교에서 찾아보려는 관심이 촉발되었다. 즉 동양의 전통문화가 오히려 인간다운 삶을 실현하는 지혜와 조건을 담고 있음을 간파한 것이다. 그 중심에 한국이 있고, 우리 안동이 있다.
오래 전부터 안동에서 내려오는 속담에 '안동 사람은 물에 빠져도 개헤엄은 치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물에 빠졌다는 것은 매우 위급한 상황이다. 그러나 아무리 어렵고 힘들더라도 개의 흉내를 내며 비굴하게 살지 말라는 뜻이다. 내가 혹시 개헤엄을 치는 것은 아닌지…
언젠가 이동(李棟) 전 서울시립대학교 총장과 식사를 하는 자리가 있었다. 나에게 퀴즈를 맞춰보라고 하면서 "남쪽에는 영리한 진돗개가 있고 북쪽에는 용맹한 풍산개가 있는데 11마리씩 축구시합을 하면 결과가 어떨까" 물었다. 나는 "축구는 용맹만 가지고 안되고 머리를 써야함으로 진돗개가 3:1로 이긴다"고 하였더니 이분 대답은 허를 찔렀다.
"22마리가 벌이는 축구시합의 결과는 개판입니다. 심판이 호루라기를 불어도 안 듣고, 오프사이드도 없고 개판입니다. 지금 우리 대한민국은 영리함과 용맹함은 있지만 개판입니다. 안동을 중심으로 도덕 재건 운동이 일어나야합니다."라는 말을 들었다. 안동이 뭔가를 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참(독일 출생) 전 한국관광공사 사장을 하회마을에서 만난 적이 있다. 나는 이런 질문을 했다. "한국이 경제적으로는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으나 사회적으로나 도덕적으로는 부족한 점이 있는데 해결하는 방법이 없을까요?" 라고 했더니 "그것 쉽습니다. 한국사람은 남 칭찬하는 데는 등신이고, 남 헐뜯는 데는 귀신입니다. 이것을 바꿔놓으면 됩니다. 남 칭찬하는 데는 귀신이 되고 남 헐뜯는 데는 등신이 되면 됩니다."라고 대답했다. 새겨들어야 할 말이 아닐까.
'빠름, 빠름' 이라는 어느 기업의 광고가 크게 유행할 때가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였던 우리 국민에게 '빠름'은 절실하고 소중한 단어였다. 그 결과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 냈다.
이제는 '빠름, 빠름' 대신에 '바름, 바름'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지금까지 앞만 보고 달려온 우리에게 이제는 한숨 돌리며, 좌우 앞뒤도 보면서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살펴보자. 조용히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힘들어하는 자신을 위로하고, 바른길로 가도록 다독거려주고, 나다운 나로 살아가는 삶이 되게 하자. 우리 안동을 세계 정신문화의 수도로 만들기 위한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것이 세계 정신문화의 수도, 안동을 만드는 길이 아니겠는가.
— 권원오 / 사)대구경북시도민회 상근부회장, 사)대한민국시도민회연합 상임부회장, 전) 안동향우회장
출처: 《영가회보》 8-2호 (2022년 봄호) 9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