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실 안내 — 《영가회보》 8-2호(2022년 4월 15일 발행) 2면 칼럼을 지면 그대로 옮겼습니다.

정종수 영가회 수석부회장 영가회 수석부회장 정종수

서애 류성룡(柳成龍, 15421607)은 안동 출신이고, 약포 정탁(鄭琢, 15261605)은 예천 출신으로서 두 분 모두 조선시대의 대학자요, 명재상이었음은 모두가 아는 사실입니다. 퇴계선생에게 사사(師事)받으셨으며 국난극복에 앞장섰던 분들입니다. 임진왜란 당시 두 분이 계시지 않았다면 이순신장군이 나라를 지킬 수 없었을 것입니다.

예천·안동은 선비정신을 공유하는 명현거유(名賢巨儒)의 후손들이 살아온 고장입니다. 하회마을과 회룡포를 품은 낙동강이 넓게 흐르고, 비옥한 들녘이 이어져서 경제와 문화의 흐름이 활발하고 혼인관계도 가장 많다고 합니다. 안동에서는 돈 많고 잘 나가는 기업주는 예천사람이 태반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관계가 깊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도덕은 땅에 떨어지고 정의가 무너지는 세상이 되고 있습니다. 안동·예천을 중심으로 한 경북북부의 선비정신이 살아나야 합니다. 우리의 고향이 낙후를 극복하고 발전하여야만 정신문화도 살아 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안동을 중심으로 경북북부에서 시작된 혁신유림, 계몽운동, 독립운동에 앞장선 선조들의 애국심과 희생정신을 생각할 때, 예천·안동이 힘을 합하여 고향을 살기 좋은 곳, 경제산업이 활력을 찾고 정의와 도덕성이 꽃 핀 고향의 자존심을 찾는 것입니다. 이제 그 길은 우리세대 안동·예천인들의 몫이라고 여겨집니다.

다행히 2007년 예천·안동 주민들은 우리의 고향이 살기 좋은 곳이 되기 위해서는 경북북부에 도청을 유치하여 성장거점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안동·예천지역의 지도자와 주민들은 경상북도청 공동유치 합의서 서명에 이르렀고, 경북의 균형발전을 위하여 도청의 예천·안동 이전을 실현코자 한 주민들의 각고의 노력은 마침내 염원을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신도청이 정착하기도 전에 포항에 도청 제2청사가 설치되었고, 균형발전을 위한 특별한 정책은 찾아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도정의 책임 있는 인사들의 균형발전 의지 또한 읽을 수가 없다는 원망의 목소리는 출향인들에게도 안타까움으로 들려옵니다.

도청의 공동유치 협약서에 명시한 그 꿈은 15년이 지났음에도, 행정구역이 달라 주민 불편은 이루 말할 수 없고, 예천과 안동의 구도심은 공동화 되어가고 있으며, 인구 유출은 가속화 하여 전국의 소멸 예정지역에 이름이 올라가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정치지도자와 행정책임자가 앞장서고 고향의 주민들과 출향인이 머리를 맞대어 심각히 고민해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도청신도시의 독립화 목소리가 있다는 점 또한 안동·예천의 균형발전을 생각할 때,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예천·안동의 상생발전은 조속한 행정통합만이 균형발전과 성장동력을 살릴 수 있는 주된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여론이 일어나고 연구가 진행되는 것은 만시지탄(晩時之歎)이지만 다행한 일입니다.

조속히 '통합추진위원회'(가칭)를 구성해서 통합도시의 명칭, 청사소재지, 통합자치단체의 조직체제 등을 관련법 절차에 따라 추진해 나간다면 다소 진통이 있을 수 있겠지만 양반고장의 넓은 이해심과 합리적인 타협 노력으로 충분히 좋은 결론에 도달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안동·예천 행정통합은 이제 큰 이슈로 부상한 만큼, 고향의 여러분과 출향인 모두의 관심과 성원이 필요한 때인 것 같습니다.

— 정종수 / 영가회 수석부회장

출처: 《영가회보》 8-2호 (2022년 봄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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