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실 안내 — 《영가회보》 8-4호(2022년 10월 15일 발행) 9면 〈영가칼럼〉을 지면 그대로 옮겼습니다. 이전 판에서 필자를 '류상영'으로 잘못 적었던 것을 지면대로 류상번으로 바로잡았습니다.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었다. 호국보훈은 나라를 지키고 보호하는데 애쓴 사람들의 공훈에 보답한다는 뜻이다. 현충일과 동족상잔의 6.25 한국동란이 있었던 6월은 온국민이 역사의 장마다 새겨져 있는 호국영령을 기리고 추모하면서 나라사랑과 국민화합의 참뜻을 다짐하는 달이다.
징병제를 근간으로 병역법이 공포·시행된지 60여년이 지나고 6.25동란을 치르는 등 숱한 현대사의 위기 한가운데 우리의 할아버지·아버지·형제·자식들은 국민의 4대의무 중 하나인 국방(병역)의 의무를 수행해왔기 때문에 우리는 국가적 큰 위험을 모른채 오늘에 이르렀다. 그러나 지금도 우리 사회는 고위층 인사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인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해야할 위치에 있는 일부 고위 공직자·정치인·재벌·연예인 등을 중심으로 자신들이 가진 기득권을 이용해 본인은 물론 자식까지도 신체를 훼손하거나 조작하는 등의 상상을 초월하는 갖가지 방법으로 군복무를 피하는 병역기피현상이 사회전반에 만연되어 국민의 지탄과 위화감을 조성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급기야 정부(병무청)가 국방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한 사람의 자긍심을 높이고, 이들의 희생과 헌신에 대한 존경과 감사를 표시하기 위해 지난 2004년 '병역이행 명문가'(현 병역 명문가)선양사업을 추진하게 되었다.
병역명문가는 3대(조부, 부·백부·숙부, 본인·형제·사촌형제)가 모두 현역 복무를 성실히 마친 가문을 말한다. 현역복무는 징집 또는 지원에 의하여 장교·준사관·부사관·병으로 입대하여 현역복무를 마쳤거나 장기복무 중인 것을 말한다. 병무청은 대대로 병역을 명예롭게 이행한 가문이 국민으로부터 존경받고 긍지를 가질수 있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병역이행 인원수에 따라 병역명문가 표창을 해오고 있다.
2004년 사업 첫해에는 전국에서 신청한 가문 40가문 가운데 최종 20가문이 '병역이행 명문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우리 가문도 그해 선친이신 '유동하 가문'으로 특별상을 수상했다. 선친인 1대 3명, 2대 7명, 3대 3명 등 모두 13명이 병역을 마쳤다. 당시 3대인 자식과 조카는 모두 7명이었지만 나머지 5명이 미성년자였기 때문에 3대 전원이 병역이행이어야 하는 공식선정대상에서는 제외됐지만 병역이행 인원수에서는 수상자 신청가문중에서 가장 많았다. 이에 병무청은 안타깝게 생각되어 선정내역에 없던 '특별상'을 신설하여 우리 가문도 수상하게 됐다. 수상내역은 당시 국방일보에도 대서특필 되었다. 그해 9월에 열린 시상식에 참석해보니 선정된 대부분의 가문이 할아버지·아버지·본인 등 3대가 현역복무를 성실히 이행하면서 그 과정에 복무중 목숨을 잃거나 평생 후유증에 시달리는 상황을 겪은 가문도 적지 않았다.
병역명문가 인증 표창패
현재 우리사회에서는 병역을 기피하려는 사람보다 이행하려는 사람이 많다고 하니 다행이다. 병역의무 이행을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공정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어느 한쪽이 아닌 우리 사회 전체 즉 모범을 보여야할 사회 지도층에서부터 일반국민에 이르기까지 사회구성원의 적극적인 참여와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 조국과 민족을 위하여 고귀한 생명을 바친 것보다 더 값진 것이 무엇인가. 자신의 영달과 치부만을 위해서 공공선(公共善)을 무모하게 짓밟고, 나라의 장래까지 뒤흔드는 극단의 이기주의자들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이땅의 국민이라면 현충일 뿐 아니라 평상시에도 언제나 조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킨 호국영령들의 헌신과 용기를 다시한번 되새겨야 한다. 보훈대상자들이 세인의 무관심 속에 외롭고 어렵게 살아가는 이들이 존경받고, 유족이나 후손들이 국가로부터 생활안정과 복지를 철저히 보장받으며, 국민으로부터 우대와 애정을 받는 풍토가 조성되어야만 어떤 국란도 극복되고 자유와 평화를 누릴수 있을 것이다.
미래에 태어날 후손에게까지 전쟁의 아픔을 또다시 물려주고 싶지 않다면 남들이 모두 가는 군복무를 피할 생각은 추호도 없어야 한다. 특히 사회적 지위와 신분이 높고 학식과 덕망을 갖춘 가문이라 하더라도 국민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가문을 명문가라고 부를 수 없다. 숭고한 애국심으로 대를 이어 국민의 도리를 다한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애국자이다. 투철한 애국심으로 3대에 13명 가족 모두 현역에 복무한 우리 가문은 국가가 인정한 자랑스러운 병역이행 명문가이다. 병역이행 명문가로서 긍지를 가지면서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
— 류상번 / 영가회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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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영가회보》 8-4호 (2022년 가을호) 9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