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동딸에게 보내는 편지
멀리 있는 너에게
2025年 12月 15日글 · 정인규
희야, 잘 지내고 있느냐.
서울은 어제부터 함박눈이 내리고 있다. 베란다에 나가 한참을 보다가, 너와 어릴 적 눈사람을 만들던 골목이 떠올라 한참을 그대로 서 있었다. 너는 그때 빨간 장갑을 끼고 있었지. 이제 그 장갑은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한 해의 끝에서
올 한 해 너에게 자주 전화를 걸지 못해 미안하다. 시차가 신경 쓰여 망설이다 보면 어느새 자정이 넘어 있더구나. 다음 해에는 약속을 하나 정해 두려고 한다. 매월 첫째 주 일요일, 너의 시간으로 저녁 7시에 영상으로 얼굴을 보자. 짧아도 좋으니, 거르지 말고 보자.
아카이브에 남기는 까닭
이 편지를 회보에까지 올리는 것은 조금 부끄럽지만, 회의 동무들이 모두 비슷한 마음을 안고 산다는 것을 알기에 용기를 내었다. 우리 또래의 부모 누구나 멀리 있는 자식에게 부치지 못한 편지를 한 통씩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너에게 직접 부치는 편지는 따로 보내마. 잘 자거라.